얼마 전부터 냉장고 정리를 시작했다.
이제 결혼한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고 와이프도 전업주부를 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요리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결국 10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내가 졌다!’를 외치고 남편인 내가 주방일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맛있는 걸 먹고 싶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아들에게도 맛있는 걸 먹이고 싶다.
그렇다고 우리 와이프가 나쁜 사람은 절대 아니고 다른 장점도 많은 사람이다. 사교육 하나 없이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을 다니다 이제는 아이 교육에 열정적으로 온 힘을 다하는 데다 얼굴도 예쁘고 가슴도 크고(ㅋㅋ..^^;)
나름 멋진 사람인데 단지 요리 똥손일 뿐 ㅋㅋ 와이프가 집에서 뭘 해 먹는 것 자체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내 잘못이 더 크다.
나는 남자지만 주방일에 익숙한 편이다.
나야 한정식집/호프집 등을 운영하시면서도 내게 식은 밥 한번 안 먹이실 정도로 일과 육아를 다 해내신 슈퍼우먼 어머님 밑에서 가끔 주방일도 도우며 컸기 때문에 코팅 팬을 태운다던지, 재료가 오래되서 썩어나간다든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 초기에는 이해가 안되고 충격도 많이 받았다.
그때 내가 작업했던 양에 비하면 집에서 하는 수준의 주방일은 뻥 조금 보테서 아이들 소꿉장난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업으로 하는 것과 비교를 하는 건 좀 무리지만 그래도 정도라는게 있지 않은가 ^^;)
어쨌든 이제라도 제대로 주방 컨디션을 돌려놔야 하니까 밤 12시 넘어 퇴근하는 경우조차도 집에서 1~2시간 정도 일주일째 주방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제야 거의 마무리가 되어간다. 우선 없는 도구들이 많아 장만하고 칼도 시간 들여서 전부 갈아놓았다. (진짜 칼이 너무 안 들어서 무 썰다 손가락 자를 뻔했다. 집에서 주방 칼을 쓰긴 쓰는 건가?)
냉장고와 찬장의 오래된 재료들도 전부 다 버렸다. (아. 이때 진짜 눈물이 날 뻔했다. 너무 아까워서…)
기본적인 양념 재고들도 정비하고 특히 내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재료 손질 후 요리를 할 시간은 없어서 재료를 미리 손질하여 진공포장기를 이용해 한 회분씩 포장해두고 셀러드 소스 등도 미리 만들어두었다.
특히 진공포장기는 정말 문명의 이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용도가 너무 높아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
주방과 냉장고, 각종 양념과 도구들이 재정비되었고 이제 작업할 환경이 만들어져서 퇴근 후와 주말에 열심히 요리하면서 예전 감각을 되찾는 중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요리나 주방일 관련해 예전과는 메타도 많이 달라졌고 좋은 자료들도 많아서 공부하기가 무척 좋아졌다. 앞으로 열심히 자료를 찾아보고 만들어보고 부딫히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올려볼 생각이다.
외벌이로써 주방일까지 얼마나 멋지게 해낼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 따라오겠지? 이러다 독박 쓰면 폭망인데… 하하.. ^^;)
요리 똥손 와이프를 둔 이세상 모든 남편들이여 화이팅!!! 하고 포효해본다.
(아.. 나 퐁퐁남 아닌데 왜 눈가가 촉촉한거지.. ㅠ,ㅜ)
좋은 자세이신거 같아요 ㅎㅎ
각자 장단점이 다르니 잘하는 사람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을듯요;;
화이팅요~
좋은 정보 많이주세요
나루맘님 코멘트 감사합니다 ^^ 화이팅 해볼게요 ㅋㅋ
친구야,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 따라오겠지라는 생각은 버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해주면서 기대하지말고 정성껏 해주고 칭찬만 받어라 그래야지 와이프한테 사랑 받는다 ㅋㅋㅋ 근데 한편으로는 애처롭네… 바깥일과 집안일을 같이해야하는 너의 신세가 ㅋㅋㅋ(농담임…ㅎㅎㅎ)
아.. 정말 안타깝게도 원시적인 욕구인 식욕이 포기가 안된다 ㅋㅋ 오죽하면 이러겠음 ㅋㅋ 어쨋든 댓글 고맙고 캠핑 같이 가서 맛있는 거나 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