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싸게 먹는 법으로 식비절약하기 (대용량 부채살 손질)

오늘은 정말 아껴뒀던(?) 식비절약 노하우를 풀어본다. 특히 전업 주부님들 주목! ^^

소고기 싸게 먹기, 소고기 저렴하게 먹기, 대한민국에서 소고기 가장 싸게 먹는 법!

자본주의 고금리시대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결국 많이 벌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하는 방법 뿐이다.

절약하는데는 여러 가지방법이 있지만 그나마 만만한게 식비다.

우리집의 경우 평균보다 작은 아이의 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리해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데 주사만 맞는다고 되는게 아니라 소고기를 많이 먹여야 하는 상황이다.

아.. 정말 마음같아서는 한우투쁠로 마음껏 먹이고 싶지만 인간적으로 소고기는 진짜 너무 비싸다. 슬프지만 도저히 내 능력으로는 한우를 먹일 능력이 안된다. (아빠가 미안해 T_T)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공부해보고 실천해보고 현재 가장 저렴하게 질 좋은(이라기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쁘지는 않은) 소고기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공개해본다.

우선 소고기중 가장 저렴한 제품은 수입산 냉동 소고기다. 그것도 손질이 되기 전의 부채살 제품이 가장 싸다.
나는 미트박스라는 곳을 통해서 구매했지만 코스트코 소고기도 비슷한 형태로 판매중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2.8키로짜리 두 덩어리 = 5.6키로를 배송비 포함 7만 7천원정도에 구매하였다.

손질 전 기준으로 키로당 13000원 꼴이고 손질이 끝난 중량 기준으로도 키로당 2만원이 채 안된다. 게다가 이 방법을 사용하면 근막이나 힘줄조차도 버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으므로 끝까지 읽어봐주시길 바란다.

주문 후 도착한 택배 박스이다. 아이스팩과 함께 꽁꽁 얼어있는 진공포장 상태로 배송된다.

크기를 가늠하기 좋게 부엌칼과의 비교샷을 첨부하였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엄청난 크기다.

하지만 냉동상태이므로 칼이 들어가지 않는다. 냉장실에서 이틀정도 천천히 해동하거나 급한 경우 상온에서 2-3시간정도 해동해준다. (혹시나 겨울 외의 날씨라면 냉장실 해동을 추천한다)

녹아서 물이 나올 수 있으므로 냉장실에서 해동 시 행주나 수건을 깔아주거나 쟁반등을 밑에 받힌다.

상온에서 한시간, 냉장실에서 하루가량 해동한 고기의 모습이다. 겉면이 제법 말랑말랑 해져있다.

소고기 손질개시

고기를 손질하기 위해서는 잘 드는 칼이 필수다. 내 경우 얇은 과도를 샤프너(칼갈이)에 갈아 잘 들도록 하여 준비하였다.

우선 비닐을 벗긴 고깃덩어리를 찬물에 빠르게 세척하고 키친타올 등으로 핏물을 제거한다. (이후 손질하는 동안에도 핏물이 좀 나오겠지만 그때그때 닦아내주면 된다)

근막을 당기면서 과도를 살살 집어넣으면서 살코기를 보전하고 근막만 제거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
생각보다 얇게 안 되더라도 상관없는게 저 근막도 장조림으로 만들어서 전부 먹을 것이므로 너무 얇게 포를 뜨는 것보다는 마음편하게 빠르게 작업한다. (고기가 근막에 좀 붙어 있어야 장조림이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잘라낸 근막의 모습이다. 저런식으로 덩어리 전체가 빨갛게 될 때까지 근막 제거작업을 반복한다.

쓱삭쓱삭…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육가공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유학하는 기특한 젊은 친구들의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잠깐 상상해보면서 열심히 근막을 제거해보았다.

드디어 우리가 정육점에서 보던 고깃덩어리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반대쪽도 같은 작업을 해줘야 한다.

반대편의 근막도 같은 순서로 제거해준다.

쨔잔! 드디어 근막을 전부 제거했다. 2.8kg짜리 고기에서 근막을 대충 제거하니 근막만 750g정도는 되는 것 같다.
좀 더 신경써서 제거하면 근막을 더 얇게 분리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너무 소모하는 것도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근막에 고기가 좀 붙어있어야 장조림을 만들었을때 맛있기 때문에 이 글을 보시는 분께서는 작업 퀄리티를 적당히 타협하시기 바란다.

근막제거가 끝났으므로 원하는 크기로 썬다. 내 경우 두툼하게 써는 것을 좋아해서 1.5cm~2cm정도 두께로 썰었다.

이렇게 손질된 고기를 아이가 맛있게 먹을 것만 생각해도 기분이 좋다. 중간 토막 기준으로 한덩이당 150~190그람정도로 한끼 먹이기에 딱 좋다.

그러나 우리 아이의 경우 고기가 조금만 질겨도 먹기 힘들어한다. 흑흑.. 뭐 아이가 원하면 아빠는 해야지뭐 ㅋㅋ
위와 같이 부채살 중앙의 힘줄 양옆을 절단하여 힘줄을 분리하고 분리한 힘줄은 근막과 합쳐서 장조림으로 만들면 된다.

가운데 힘줄 말고도 사이사이 끼어있는 힘줄이나 지방도 요령껏 분리하여 근막이랑 합쳐 모아둔다.
고기가 조각나긴 하지만 조각난 고기는 조각난 고기끼리 적당히 합쳐서 나중에 찹스테이크를 해먹으면 된다.

위 사진을 기준으로 가운데쪽은 지방이고 좌측 투명해보이는 부분이 힘줄이다. 지방과 힘줄을 분리하여 근막과 함께 모아둔다.

이하 계속하여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빠밤! 드디어 분리작업은 끝났다. 위 사진에서 하단이 우리가 흔히 보는 부채살의 모양이고 윗부분은 가운데 힘줄을 제거한 부드러운 고기들이다. (부채살 반쪽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아래 부채살은 어른들이 먹고 힘줄을 제거한 부드러운 반쪽 부채살은 아이에게 먹이면 된다.

이 부분은 부채살 가운데에서 분리한 힘줄이다. 이 부분이 장조림을 만들게 되면 쫀득쫀득하니 정말 맛있다.

자. 이제 개별 진공포장해서 정리한다. 진공포장기가 없다면 지퍼백이나 위생비닐에 넣고 최대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포장한다.

위의 사진은 힘줄이 포함된 온전한 부채살 한쪽이고 아래 사진은 힘줄이 제거된 반쪽 부채살을 2개 넣은 모습이다.

모양이 일정치 않은 것들은 눈대중으로 대략 한끼정도 분량에 맞게 포장해준다.

진공포장기에 돌리기 전 모습이다. 130~190그램에 맞춰 포장하니 14팩이 나왔다.

패킹을 위해 나의 자랑(?)인 진공포장기를 두대 동원했다. 솔루스 TYPE574와 인트로팩 VICTORY-1000.
두대를 동원한 이유는 가정용 진공포장기는 어떤 제품들도 10팩정도를 한꺼번에 작업하면 과부하로 인해 진공이 안되거나 밀봉이 안되기 때문이다.
두대를 가지고 한대씩 번갈아가면서 천천히 작업해주면 전혀 문제없다.

고기가 든 진공비닐을 포장기에 정렬한 후 버튼을 누르면 위이잉~~~~ 하면서 공기가 빨려나간다.
단, 고기의 핏물이 기계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으므로 너무 진공에 욕심부리지 말고 적절한 타이밍에 밀봉버튼을 눌러준다.
(혹시라도 핏물이 진공챔버쪽으로 흘러들어갔다면 즉시 닦아주고 계속 작업하면 된다)

자 이렇게 진공포장된 고기는 바로 냉동실로 직행시킨다. 먹기 하루이틀전에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해동한 후 먹기전에 꺼내서 핏물을 키친타올로 제거하고 구워먹으면 된다.

힘줄과 근막 활용! 버리는 것 없이 다 먹기!

자, 이제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근막과 힘줄 활용이다. 계속 달려본다 ^^

근막과 힘줄은 아주 질기다. 칼이 잘 들지 않으면 손질이 어려울 수 있다.
손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한입크기보다 더 작게 잘라준다. 군데군데 지방 부분도 제거할 수 있으면 제거해준다.

양을 가늠하느라 잠깐 밥솥에 넣어보았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이제 핏물을 빼줘야 한다.

찬물을 천천히 틀어놔도 되고 찬물을 채워놓고 뒤적거린 후 30분이상 핏물을 빼준다.
만약 시간이 아깝다면 그냥 10분정도만 핏물을 빼준 후 바로 다음단계로 진행해도 된다.

물을 팔팔 끓인 후 핏물을 뺀 근막과 힘줄을 부어 3-5분정도 삶아준다. (누린내 제거 과정이다)

그러면 약간의 기름기와 핏기가 떠오르는데 고기만 건져서 찬물에 한두번 행군 후 압력밥솥으로 옮긴다.

전기압력밥솥에 삶아낸 고기(힘줄, 근막)와 물 1.5컵, 간장 1컵, 설탕 반컵, 청양고추 2개, 생강가루, 마늘 등을 넣고 취사를 돌린다. (양념은 입맛에 맞게 가감하는데 달고 짤수록 보관기간이 길어지지만 싱겁게 만들더라도 소분해서 얼려놓고 먹을만큼 해동해서 먹으면 된다)
경험상 15분 정도 돌리면 조금 질기고 25분이상 돌리면 상당히 부드러워진다

찜 기능이 있는 경우 처음부터 찜으로 돌려도 되고 식감이 좀 있는 것을 선호하면 취사로 한번 돌린 후 먹어보고 좀 질기다 싶으면 한번 더 취사를 돌리면 된다.

취사가 끝나 힘줄근막장조림이 완성된 모습이다. (내 경우 아이에게 먹여야 해서 2번 돌려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 질겼던 근막이 쫀득하니 짭잘 달콤하니 너무 부드럽고 맛있다. 캬…

조금 식기를 기다렸다가 채에 받혀 양념간장과 고기를 분리한다.

고기는 식혀서 보관용기에 담고 양념간장은 서늘한 곳에서 기름이 굳기를 기다린다. (내 경우 세탁실에서 하룻밤 두었다. 현재 1월 ^^;)

살코기를 제외하고도 장조림만 한통 가득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

하룻동안 서늘한 곳에 두었던 양념간장이다. 소고기의 지방이 굳어서 하얗게 변했다.

하얗게 굳은 지방 부분을 숟가락이나 주걱을 이용해 살살 걷어낸다. 사실 저 지방 조차도 요리할 때 식용유나 버터 대용으로 쓰면 끝내주지만 난 이제 성인병을 걱정해야 하는 나이이므로 슬프지만 버렸다. (날씬한 분들은 좀 섭취하셔도 된다 ㅋㅋ)

기름을 떠내고 남은 양념간장은 젤라틴 덕분에 몽글몽글하니 젤리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
건져놓은 장조림과 합쳐두고 먹을 때마다 장조림+양념간장을 별도의 그릇에 덜어서 조금 데워서 먹으면 된다.
저 젤라틴 형태의 양념장은 따뜻한 밥에 계란 후라이와 참기름을 조금 넣고 비벼먹어도 훌륭하다.

오늘도 긴 포스팅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채살 소분하기 직접 해보면 크게 어렵지 않고 장조림도 맛있답니다. 한번 도전해보세요.

혹시 필요하신 분이 계실까봐 본문에 나온 상품 링크도 첨부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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