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정리하다 상당한 양의 유통기한 지난 소스들이 나왔다.
와이프가 아이랑 단둘이 1박2일로 놀러 간사이 집에 혼자 남은 나는 냉장실 정리를 마무리하려고 우측문 맨 윗쪽칸을 정리하는데, 상당한 양의 일회용 소스들이 나왔다.
한숨 한번 길~게 쉬고 혼잣말로 찰지게 쌍욕 한 번 중얼거린 다음 정리를 시작했다.
우선 소스들을 다 꺼내고 냉장고의 끈적한 부분을 깔끔하게 다 닦았다. 휴..
이후 남은 소스들을 쭉 펼쳐놓고 보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사실 버리는게 제일 간단하긴 한데 그러기 싫었다)
너흰 대체 어디서 온거니?
대부분 일회용으로 배달음식과 밀키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반이상이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다.
그래도 먹을 수 있는건 버리기보다 살려서 먹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차피 버리면 다 쓰래기 아닌가..내 지갑 우리의 지구는 소중하다 ^^;;
오늘날짜는 2022년 10월 16일 기준이다. 혹시 비슷한 경우로 검색을 통해 들어오셨다면 참고 바란다.
처리 개시
유통기한 4개월 지난 짜먹는 요구르트 : 2022년 6월 제품. 이런 요플레 류는 개봉하지 않았고 냉장 보관했다면 한 달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4개월이면 너무 오바다. 바로 잘라서 하수구에 흘려보내고 봉지는 쓰래기통행
유통기한 1개월 이상 지난 돈까스 소스(병), 유통기한 1년 지난 돈까스 소스(참), 유통기한 한달정도 남은 돈까스 소스(오뚜기)
한통으로 합체시켰다.
돈까스 소스(참) 한봉지가 유통기한이 거의 일년이 지나서 버릴까 하다가 뜯어서 냄세, 맛을 검사해보니 신 맛도 없고 엄청 달다.
그래서 당분때문에 상하지 않은 상태로 보여 돈까스 소스(병)에 전부 합쳤다.
혹시 몰라 유통기한 지난 돈까스 소스로 검색해보니 다음 게시물이 뙇!!
불법 공장 관계자: 사람이 직접 먹어 보고 아무 탈 없으면 됐지….
불법 공장 관계자 왈
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일단 2년 지난 제품도 끓인 후 재포장해서 불법으로 유통 시킨 걸 보니 나도 한번 끓여서 다시 쓰는걸로 결정 ㅋㅋ (이걸 유통한다면 불법이지만 그냥 내가 먹을거니까 괜찮음ㅋㅋ)
소스는 통에서 빼내어 한번 끓이고 기존 병에 크린콜을 약간 붓고 흔들어 살균 후 소스를 다시 넣었다. (크린콜은 식품에 직접 첨가시 2~3% 정도만 추가하면 보관기간이 기성품 소스마냥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소스통이 유리면 끓여서 소독하겠는데 플라스틱이라 물로 충분히 행궈낸 후 크린콜을 약간 부어주고 흔들어 살균한 후 크린콜을 따라내지 않고 그대로 소스를 채워주었다)
크린콜은 보통 회전초밥집 등에서 사용해서 언론에서 호들갑 떤 적이 있는데 정말 요긴하므로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을 그냥 두는 것 보다는 크린콜을 약간 뿌리는게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유통기한 4개월 지난 참소스, 유통기한 2개월 지난 갈릭 디핑 소스(도미노), 유통기한 7개월 지난 치폴레 마요네즈.
분류해보니 유통기한이 안 지난 참소스(정상)들은 캠핑때 사용하면 되니 따로 분류하여 냉장고에 넣었다.
치폴레 마요네즈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훈제된 고춧가루가 추가된 멕시코 마요네즈라는데 맛을 보니 딱히 이취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래된 마요네즈에서 나는 지방 산패취가 안남) 살짝 매콤한 향이 느껴지는 마요네즈랄까…
유통기한이 여유있는 참소스를 제외한 나머지 유통기한이 지난 참소스 4봉지 + 유통기한 지난 갈릭 디핑 소스 + 유통기한 지난 치폴레 마요네즈 + 사진엔 없지만 유통기한 한달남은 다사라 땅콩소스 2봉지에 볶은 참깨 빻은 것과 쿠킹 크림을 조금 섞어 셀러드 소스를 만들었다.
고마(참깨)드레싱과 유사하면서도 엄청 고급진 맛. 사실 참소스랑 땅콩소스에 직접 빻은 깨와 쿠킹 크림이 추가로 들어갔으니 사실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그야말로 끝내주는 맛이 나옴!
유통기한 4개월 지난 케찹은 냉장고에 있는 큰 케찹병에 합침. 케찹에 들어간 설탕의 양을 생각하면 4개월은 아무것도 아니다.
유통기한 한달 지난 파마산 치즈(서오릉 피자)는 기존 파마산 통에 합침. 유통기한 한달 남은 생와사비는 냉장고행.
스시 먹을 때 받은 생선모양 용기에 들은 유통기한 불명의 조미간장은 그냥 간장통에 부었다. (조미간장에 MSG가 듬뿍 들어있으니 간장에서 감칠맛이 나겠군 ㅋㅋ)
미니간장은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 캠핑때 쓰려고 냉장고행. 참기름도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 안심하고 기존 참기름 통에 합체.
유통기한7개월 지난 핫소스, 유통기한 지난 칠리소스
지난주에 충동적으로 샀던 노브랜드 스리랏차 소스와 합체시켰다. 스리라차 소스에 매운맛이 좀 부족했는데 좀 보강됬다. 나이스 ㅋㅋ
유통기한 지난 진짬뽕 스프, 유통기한 지난 칼국수와 수제비 스프, 유통기한 지난 비비고 육개장 비법양념, 유통기한 지난 진라면 스프.
이것들은 작은 그릇에 붓고 잘 섞은 다음 냉장고에 넣었다.
이정도면 미원이나 다시다도 울고 갈 MSG와 조미료의 총집합체로 찌개나 국이 이상하게 볼륨감이 없을 때 딱 한티스푼만 넣어주면 게임 끝!
이걸 넣는 순간 VR 8K 고해상도 홀로그램으로 김혜자 아주머님이 앞치마 두르고 튀어나와 그래.. 이 맛이야 하고 고개를 폭풍 끄덕일 것 같다 ㅋㅋ
다 섞고 나니 저 양념장이 묻은 나무 티스푼에 묻은 양념조차 아까웠다.
그래서 아침에 먹었던 된장찌개에 티스푼을 저어서 씻었을 뿐인데 된장찌개가 35년 전통 맛집의 된장찌개가 되어버림 ㅋㅋㅋ 미쳐따 진짜…
순두부찌개 같은데 온전히 한숟갈 넣었다가는 사람이 하나먹다 둘은 죽어 나갈 지도 ㅋㅋ
휴… 드디어 소스 정리가 끝났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면서 두시간쯤 왔다갔다 하고나니 허기가 밀려왔다.
그래서 후다닥 밥을 차렸다.
미리 채썰어서 진공팩 해둔 양배추를 뜯어 그릇에 깔고 양상추 약간에 작은 토마토 하나를 얇게 썰어 얹었다.
그리고는 방금 만든 고마소스와 마요네즈를 촵촵!
그런데 단백질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계란후라이를 하나 할까 하다가 며칠전에 삶아놨던 삶은 계란이 생각나 찾아서 4쪽으로 썰어 올려 마무의리..
정리하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따뜻한 밥에 맛있는 찌개에 신선한 샐러드(아 물론 소스는 신선하지 않지만 숙성이 잘 된 걸로 치자ㅋㅋ)로 든든하게 한끼 먹었더니 다시 기운이 솟아났다. 크흐… (지금쯤 와이프와 아이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칼질중이겠지 ㅋㅋㅋ 뭐 괜찮다. 절약은 나라도 하면 된다)
역시 사람은 잘 먹어야 된다.
이제 냉장고도 완벽하게 깨끗해졌으니 앞으로 더 많은 걸 해보고 싶다.
맺음말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처음으로 워드프레스의 갤러리 기능을 써봤는데 확실히 네이버 블로그 보다 익숙하지가 않아서 손이 많이 갔다.
그리고 갤러리 클릭하면 팝업으로 크게 보이는거 아닌가? 어떻게 해야 팝업이 되는지 플러그인을 좀 알아봐야겠다.
(내용추가(2022/10/23) : 이미지, 갤러리를 넣을 경우 링크에 미디어를 연결해주면 팝업이 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사진을 잘 못 찍는 것도 있지만 휴대폰이 오래되서 렌즈부분에 기스가 많아 화질이 영 별로다.
알리에서 교체용 렌즈커버가 오고 있는데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직접 부딪히며 포스팅 해보니 요리 포스팅을 이쁜 이미지 팍팍 넣어서 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정말 포스팅이라는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다.
어쨋든 계속 트라이해보며 숙련도를 높이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P.S.
나름 ‘유통기한 지난’ 으로 키워드를 잡아봤는데 혹시 유입이 되서 이 게시물을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혹시 소고기 정말 싸게 먹는 법 또는 유통기한 지난 육포나 오리고기에도 관심이 있다면 다음 포스팅도 한번 참고 부탁드려요 ^^
“유통기한 지난 소스”로 구글 검색시 12P 상단에 나옴. 기록용으로 코멘트 달아봅니다 ^^